5월에는 이런저런 날이 많다. 5일은 어린이날, 8일은 어버이날, 15일은 스승의날, 그리고 음력으로 바뀌는 부처님 오신 날 등이 있다. 나에게는 기억해야 할 날이 하루 더 생겼다. 5월 6일이다. 누군가의 양보로 코로나19 백신을 맞았기 때문이다.코로나19 확진자 숫자가 증가해도 주변에서는 걸린 사람이 없어서 좀 둔감했다. 친한 친구가 바다 건너 미국에서 1년 전 확진이 되었지만 그야말로 좀 먼 나라 이야기였다. 학기 초 대학 연구실이 있던 건물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좀 겁이 나기 시작했다. 확진자 한 명과 전주에 회의를 해서 검
힘겹게 교문이 열린다. 교육부는 지난 1월 28일 ‘배우며 성장하는 학교 일상의 회복’을 목표로 2021년 학사 및 교육과정 운영 지원방안을 발표하면서 3월 2일 개학을 공식화했다. 지난해 개학 연기 경험을 교훈 삼아 3월에 학사일정을 정상 시작하고, 법정 기준 수업일수를 준수하며, 수능도 11월 18일 실시한다고 발표하였다.대한민국의 새 학년은 늘 3월에 시작한다. 삼일절 다음 날인 3월 2일에 유·초·중·고·대학교 등 모든 교육기관이 일제히 문을 연다. 당연하게 생각하는 이 일상이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차질을 빚었다. 작년에
5월은 청소년의 달이었다. 인구가 한창 늘어나던 1980년대나 1990년대까지는 5월에 어린이와 청소년에 관련한 글이나 특집이 신문과 잡지, 텔레비전에 큰 부분을 차지했다. ‘청소년은 미래의 꿈’ ‘어린이는 나라의 희망’ 등 지금 세대에게는 생경한 표현이 당시에는 상투적이라고 할 정도로 많이 쓰였다. 하지만 지난 5월 우리의 인쇄매체와 방송에서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잊힌 것 같다. 관련 칼럼도 특집 방송도 눈에 띄지 않았다. 코로나19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청소년 인구가 감소한 것 이상으로 청소년에 대한 관심은 사라진 것 같다. 청소년
포르투(Porto)는 포르투갈 북부의 도시로 이름처럼 항구도시이다. 포르투갈 도시 중 국적기가 취항해서 조금은 더 익숙한 리스본은 중남부에 위치해 있다. 포르투의 크기는 강남구보다 약간 크고(42㎢), 인구는 용산구 정도(24만명)이다. 유럽에서는 식전주로, 영미권에서는 디저트 와인으로 주로 마시는 포르투와인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도시 곳곳에 와인이나 와인으로 만든 샹그리라 등을 마시는 장면이 흔히 보인다. 필자가 방문했던 7월에도 여름 최고기온이 25도일 정도로 쾌적한 편이었다. 직전 방문했던 스페인의 마드리드보다는 10도 이상
마이애미(Miami)는 미국의 최남단에 위치한 플로리다주의 최대 도시이다. 마이애미시 자체 인구는 50여만명에 불과하지만 마이애미를 중심으로 한 도시권은 600여만명 규모다. 미국 내 대도시권 규모로는 7위이다. 큰 규모이고 이름이 낯익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가는 직항이 없고 미국 내에서도 끄트머리에 떨어져 있는 도시이기에 한국인 방문객 수도, 교민도 많지 않다. 나이가 든 세대는 미국 드라마 ‘마이애미 바이스(Miami Vice)’를 기억할 것이고, 조금 젊은 세대는 과학수사물인 ‘CSI 마이애미’가 익숙할 것이다. 농구팀 마이
지난 가을 뉴욕에서는 미식가들의 가슴을 뛰게 한 두 개의 행사가 있었다. 미국식 고급요리(American Cuisne)로 유명한 ‘오레올(Aureole)’이 창립 30주년을 맞이하여 마련한 두 번의 저녁자리 때문이었다. ‘오레올’의 사전적 의미는 ‘후광’ ‘무리’ 등이다. 성인의 그림 뒤에 있는 후광이나 달무리 등을 오레올이라 부른다. 30주년 기념행사들은 레스토랑의 이름과 맞아떨어지는 자리였다.먼저 10월 19일 오레올에서 일했던 유명 셰프들이 30주년을 축하하며 ‘동창들의 저녁식사(The Alumni Dinner)’ 자리를 마련
영국 런던에 있는 해러즈백화점(Harrods Department Store)은 럭셔리 백화점의 대명사이다. 영국 왕실 및 귀족들의 각종 생필품을 공급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기에 세계 많은 백화점들의 벤치마킹 대상이기도 하다. 1834년 찰스 헨리 해러즈(Charles Henry Harrods)가 창립하였다. 조선으로 치면 순조 34년 때다. 지금의 위치인 브롬튼(Brompton)에 자리를 잡은 것은 1849년. 170년째 같은 자리에서 장사를 하는 노포다. 1883년 화재로 건물이 불탄 이후 새로 건물을 지으며 지금의 위용에 가까워지
피자가 이탈리아에서 기원하여 미국의 상업화 및 기업화로 전 세계로 전파된 음식이라는 것은 모두가 아는 상식이다. 과거에는 피자가 ‘서양 빈대떡’ 또는 ‘서양 파전’으로 불렸지만, 요즘 젊은 세대에게는 빈대떡이나 파전이 ‘한국식 피자’라고 불릴 만큼 우리 입맛 깊숙이 들어와 있다. 우리나라에 피자가 보통 사람이 돈 주고 사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된 것은 1985년 피자헛이 이태원에 1호점 영업을 시작하면서부터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많은 설립자와 회사의 부침이 있었지만 피자라는 음식을 우리나라에 소개하고 대중화시킨 공이 크다. 그
최근에 우리나라에도 수제버거 열풍이 불고 있다. 종편의 맛집 프로그램에서도 수제버거 맛집을 자주 접할 정도다. 수제버거라는 단어가 아직 국어사전에는 등재되지 않았지만 포털사이트의 오픈사전에는 ‘대형 프랜차이즈의 인스턴트 버거와 반대되는 개념’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우리나라 수제버거의 원조를 놓고 서울 이태원에 있는 몇 버거집이 논란을 벌이고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필자는 1998년에 설립되었던 크라제버거(kraze burgers)가 실질적인 원조라고 본다. 2000년대 초반 크라제버거에서 팔던 햄버거 1개 가격이 5500원에서 75
몇 년 전 서울 청담동에 미국계 스테이크하우스인 ‘울프강(Wolfgang Steakhouse)’이 문을 열었다. 개업 초기 이 레스토랑이 대대적인 선전을 하면서 언론에 관련 기사가 많이 나왔는데 당시 기사를 읽으면서 신기했던 것이 하나 있었다. 울프강이 자신의 스테이크가 맛있다고 강조하면서 뉴욕 스테이크하우스인 ‘피터루거(Peter Luger Steakhouse)’를 언급했다는 점이었다. 울프강의 설립자는 “피터루거에서 40 여년간 웨이터로 근무한 헤드웨이터였다”고 자신을 소개했고, “지금도 피터루거와 동일하게 마스터 퍼베이어(Ma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 간의 선거전이 막바지에 이른 2016년 11월 2일, 뉴욕타임스 주말판인 뉴욕타임스 매거진에 흥미로운 기사가 실렸다. ‘힐러리와 도널드가 친구였을 때(When Hillary and Donald were friends)’라는 제목의 이 기사에는 두 후보 부부가 몸을 밀착하고 파안대소하고 있는 사진과 함께 두 후보에 대한 세세한 내용들이 담겼다. 필자가 눈이 간 곳은 트럼프가 저녁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에 대한 부분이었다. 익숙한 이름의 식당이 금방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Fr